오디오/오디오 주제

디지털 오디오 지터

이현봉 2010. 3. 26. 22:13

디지털 오디오에서 디지털 신호를 아나로그 전기 신호로 바꾸는 것이 Digital to Analog Converter, DAC 이고 이 과정을 보통 D/A conversion이라 합니다.  앞의 ADC의 반대 과정이죠.  DAC가 출력하는 아나로그 전기신호가 앰프로 가 증폭되어 스피커로 보내지면 스피커가 아나로그 전기신호를 소리로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DAC가 아나로그 신호의 출발이기에 DAC에서 그르치면 그 다음의 앰프나 스피커가 제 아무리 힘을 써도 이미 판은 깨진 것입니다.  소리가 좋으려면 DAC 자체가 잘 만들어져야 하고, DAC로 들어오는 디지털 신호 품질도 좋아야 합니다. DAC는 노력과 돈을 들여 잘 만든다고 치고, DAC로 입력되는 디지털 신호의 품질이 좋아야 함은 무슨 말일까요?  품질이 나쁘다면 디지털신호 1, 0 비트들이 틀리게 들어온다는 것인가요?

 

오디오에서디지털 신호 품질이 좋다는 것은 1, 0  바이너리 비트가 정확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핵심은 지터가 작다는 것이죠. 디지털 신호/정보 자체를 틀리지 않게 받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만약 종종 틀린다면 은행거래만 문제가 아니라 아예 인터넷이 처음부터 태동도 못했을 겁니다.  디지털 오디오에서 bit-is-bits bit perfect (완전한 비트) 전송이나 처리는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문제는 정확하게 들어오는 신호에 지터가 섞여 있어 오디오 시스템의 음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클럭 지터는 앞에서 보았고, 디지털 오디오에서는 어떤 지터들이 더 있는지 보죠.


샘플링 지터 :

원 아나로그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려면 샘플링을 해야 합니다. 샘플링은 클럭이 제공하는 신호에 맞추어 정확한 간격으로 진행되어야 하죠.  그런데, 클럭 펄스에 붙어있는 지터(클럭지터)때문에 정확한 시간 간격으로 샘플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때 샘플링지터가 생깁니다. 아래 그림은 삼각형 모양의 아나로그 신호가 지터가 없는 완벽한 클럭, 그리고 지터가 왕창있는 클럭으로 샘플링될 때 그 차이를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 1, 2, 3, 4, 3, 2, 1 ] 이렇게 샘플링값이 나와야 하는 것인데, [ 1, 1.7, 3.2, 4, 2.8, 2, 1 ] 이렇게 샘플링이 되었으면 나중에 재생할 때 소리가 제대로 나올리 없죠.  그러니까, CD나 음악파일을 만들 때 깨끗한 클럭을 안쓰고, 떨리는 (jittery) 클럭으로 샘플링하면 샘플링지터가 생기고 이렇게 샘플링된 값들이 CD나 음악파일로 만들어지죠.  이렇게 놓고 보면, 완벽한 클럭이 없으니 모든 ADC 샘플링에서 샘플링지터가 있게 마련이고 따라서 모든 cd나 음악파일들은 샘플링지터가 동반된 디지털 정보로 되어 있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ADC 샘플링지터에 대해서 무엇을 할 수 있죠?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저 시디 제작자가 ADC를 잘 했겠지 하고 믿어야죠. 

ADC
샘플링지터는 이해하기 쉽습니다.  한편 D/A conversion 할 때에도 샘플링지터를 얘기하는 데 이때는 앞의 ADC 과정중의 샘플링지터와는 의미가 다르고 좀 더 복잡하죠.  뒤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지만, DAC는 트랜스포트로부터 수신한 클럭신호를 받아 DAC내에서 클럭펄스로 사용하는데 이 때 트랜스포트로부터의 클럭신호외에 DAC내에 있는 자체 oscillator도 함께 활용합니다. Oscillator는 클럭펄스를 만들 때 정확한 주기를 결정하는 발진자이죠.  DAC내의 자체 발진자의 부정확성에 기인한 지터를 DAC에서의 샘플링지터라 합니다.


인터페이스 지터 :

시디플레이어는 시디를 돌리고, 시디에 있는 데이터를 읽고, 읽은 데이터를 D/A 변환해서 아나로그신호를 그 다음의 프리앰프나 앰프로 보내는 일을 하나의 장치에서 다 합니다.  시디플레이어는 어떤 다른 장치와 디지털 신호를 통한 인터페이스(연결)이 되어 있지 않기에 당연히 인터페이스지터가 발생할 여지가 없죠.  그런데, 트랜스포트나 pc를 이용해 디지털 정보를 읽어서 그 정보를 별도의 DAC로 보내 아나로그신호로 뽑으려면 그 두 장치(트랜스포트/pc -> DAC)를 연결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있어야 하죠.  그러면 이 인터페이스로 인해 지터가 발생해 음질이 나빠지게 됩니다.  


인터페이스 지터를 알기 위해 시디플레이어 내부가 어떻게 되어 있나 한 번 보죠. 대충 아래와 같이 되어 있습니다.

<cd 플레이어 구조>

트랜스포트는 시디에서 디지털 정보를 읽는 것으로 간단히 시디롬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DAC는 트랜스포트가 읽은 디지털정보를 아나로그로 바꾸는 것이고, 클럭은 트랜스포트와 dac에게 공통의 클럭펄스를 제공해서 트랜스포트와 dac가 공통의 클럭으로 동기화가 되게 만듭니다.  즉, 트랜스포트가 디지털정보를 읽는 타이밍과 똑 같은 타이밍으로 D/A Conversion을 하니까 뭐 어떤 곤란한 일이 생기지를 않죠.  그런데 만약 시디플레이어가 반으로 나뉘어 트랜스포트와 DAC가 별도의 장치로 되어 있고 이 두 장치가 공통의 클럭으로 부터 타이밍 신호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면 아래와 같은 형태가 되겠죠. 



여기서 클럭이 트랜스포트쪽에 있고, 현재 대부분이 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트랜스포트가 CD의 디지털정보를 읽어 추출한 데이터와 클럭을 함께 S/PDIF 전송기에 보내 이 두 정보를 결합해 DAC에 보내도록 합니다.  즉, 디지털 오디오 데이터를 이런 저런 속도와 타이밍으로 D/A 변환하라고 정하고 명령하는 마스터 쪽이 트랜스포트/PC이고, DAC는 명령받은 속도와 타이밍으로 D/A 변환작업을 수행하는 slave 쪽입니다.   S/PDIF는 SONY와 PHILIPS 회사가 정한 Digital InterFace 입니다. 이제 30년도 더 된 오래된 기술인데 주 내용은 하나의 디지털선에 어떻게 데이터와 클럭신호를 함께 뒤 섞어 보낼 수 있을까에 관한 것이죠.  물론 좌, 우 채널을 함께.  보통은 RCA 동축선(coax) 또는 광파이버(TOSLINK)로 되어 있죠.  S/PDIF를 포함한 대부분의 디지털케이블이 하나의 선에 데이터와 클럭정보를 함께 보내는데, 여기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죠.  S/PDIF를 만든 지 10년도 안되 문제가 퍽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펄펄 살아 있으니, 한 번 세상에 퍼진 것 되담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알 수 있죠.  I2S와 같이 데이터와 클럭을 별도의 선으로 보내는 것이 얼마나 더 비싸게 먹힌다고... 

DAC는 S/PDIF 디지털케이블로 들어오는 "데이터+클럭" 디지털 신호를 받아, 클럭을 추출하고, 데이터를 구분해서, 이 두 디지털 스트림을 DAC로 보냅니다.  그러면 DAC는 데이터와 클럭 스트림을 바탕으로 D/A 변환을 합니다.  위에서 데이터 그 자체에 관한 추출이나 전송은 어렵지 않다고 했죠.  대부분의 DAC가 잘 합니다.  그런데, 클럭 신호(스트림) 추출은 그렇지 못합니다. 

DAC관점에서 보면 어떻게 되었던 DAC안에 있는 DAC 모듈로 입력되는 클럭스트림이 트랜스포트에 있는 클럭과 정확히 일치하면 좋은 것이죠.  또는, DAC가 마스터가 되서 자기가 원하는 스펙으로 데이터와 클럭이 들어오겠금 트랜스포트를 콘트롤 하던가.  어쨌던 DAC와 트랜스포트 모듈들 간에는 트랜스포트의 S/PDIF 전송기, 데이터와 클럭을 실어 나르는 데이터 케이블, 그리고 DAC 내부의 S/PDIF 수신기 이렇게 3개의 단계가 존재합니다.  각 단계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보죠.

트랜스포트의 S/PDIF 전송기가 나쁘면 클럭신호를 깨끗히 싣지 못합니다.  디지털 케이블이 나쁘면 중간에 신호가 뭉개집니다.  S/PDIF 수신기가 나쁘면 디지털 케이블을 타고 온 클럭 신호를 정확히 추출하지 못합니다.  이 세가지가 합심하여 더욱 엉망이 됩니다.  이렇게 트랜스포트의 S/PIDF 전송기와 DAC 내의 DAC 모듈간의 여러 인터페이스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지터를 한 데 묶어 인터페이스 지터라 합니다. 이를 세분해 트랜스포트/transmitter 지터, 케이블/line 지터, receiver 지터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cd 트랜스포트로 얘기했지만, PC에서 USB로 DAC에 연결하는 형태도 비슷합니다.  PC는 전용 디지털 오디오 트랜스포트가 아니기에 일반적으로 클럭펄스를 DAC에게 전송하는 특성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USB를 통한 DAC 인터페이스는 S/PDIF보다 보통은 나쁘죠.  그렇지만, 근래 들어 새로운 기술 (Asynchronous USB audio)에 바탕해서 DAC가 마스터가 되고, pc가 slave가 되어 DAC가 요구하는 정확한 스펙으로 pc가 디지털 정보를 보내도록 하여 인터페이스지터를 매우 작게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DAC에서 PC로 향하는 명령/신호가 필요하기에 S/PDIF 선으로는 안되죠.  USB선은 양방향이 되니 가능하죠.  또, 받는 쪽에서 명령을 이해해야 하니 보통 트랜스포트는 그런 머리가 없어 또 불가하고요.  PC는 되죠.  Asynchronous USB audio도 물론 dac의 마스터클럭 지터가 초래하는 지터가 생기고, 또 PC가 얼마나 dac의 지시에 정확히 맞추어 줄 수 있는지 등을 포함한 세부적 사항들이 최종적인 인터페이스 지터 성능을 결정합니다.  이 기술을 오디오에 적용한 사람이 Gordon Rankin 인데 무척 재주가 많은 사람입니다.  진공관앰프부터 DAC까지 모두에 관심이 많죠.  음악 좋아합니다.  Audio Asylum 붙박이 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