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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 나른한 여름에

https://youtu.be/WYc8YVm8_MQ 딱 이 맘 때였을 것 같다. 장마 중 해가 반짝 할 때에 집 뒤 산에 올라 친구들과 놀다보면 저녁이 되어도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온갖 풀, 나무가 내는 쌉쌀, 달콤, 약간 매운 것도 같은 냄새. 콸콸흐르는 냇물. 냇물 막고 첨벙, 가제도 찾아보고. 근심이라곤 오늘 오후반 수업 땡땡이 쳐도 괜찮을까? 오늘 숙제 검사하는 것 아닌가? 아랫마을과 돌팔매 편 싸움할 때 내가 맞힌 것 같은 친구 패거리가 학교가는 길에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닐까? 어둑해서 집에 가면 엄니에게 또 혼날 것 같고. 탑산이 보이고 그 너머 지는 해에 진해바다는 은빛 갈치 비늘, 주황색 금붕어 같기도 하고. 물은 파란 색인데 왜 그렇지? 무지 먼 곳 같았는데 나중에 보니 몇 킬로미터가..

Round Here 2022.07.02

옥수수 키우기 6_20

일주일 만에 밭에 갔다. 지난 월요일에 풀을 꽤 바짝 깎았고, 비도 와서 쉬었다. 그동안 옥수수가 꽤 자랐다. 풀과 칡도 많이 자랐다. 신기한 것은, 옮겨 심은 옥수수들이 지난 주에는 다 시들어 갔었기에 오늘 가 보면 다 말라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일부 잎이 시들기는 했지만, 오히려 지난 주 보다 상태가 더 좋다. 옮겨 심지 않은 것보다는 작고 비실거리지만 죽지는 않았다. 일부는 살아 남을 것 같다. 복합비료와 요소비료를 섞어 주었다. 지난 번에는 복합비료만 주었었다. 물을 푸다 보니 올챙이가 보인다. 개구리 올챙이 같지는 않다. 두꺼비?... 농지원부를 발급받았다. 어릴 적에 읍사무소는 가정집 크기에 아담했는데, 이제는 거대하다. 전보다 100배는 커진 것 같다. 읍의 인구도 5만이 넘었..

Lee's Berry Farm 2022.06.20

막힌 길에서, 그레이트풀 데드

"on the road" 플레이리스트에 그레이트풀 데드 곡이 이렇게 많았나 싶다. Attics of my life, Bertha, Box of rain, Candyman, Casey Jones, China doll, Cold rain and snow, Eyes of the world, Fire on the mountain, Franklin's tower, friend of the devil, Looks like rain, Ripple, Scarlet begonias, Shakedown street, Sugar magnolia, Terrapin station, touch of grey, truckin, U.S. blues, uncle John's band. 어제 힘을 쓰고 나른한 채 돌아올 때 길이 막혔는..

음악 2022.06.14

옥수수 키우기_6_13

5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예초기를 작동시켜 풀을 베었다. 2017 3월에 예초기와 과일 나무 묘목을 사 밭과 산에 심었는데 그 중 튜립나무 하나만 살아 남았다. 마지막 쓰고 나서 휘발유 빼고, 나름 잘 보관한다고 했지만 워낙 오랜동안 쓰지 않았기에 문제가 있을 지 염려되었는데, 쉽게 작동시킬 수 있었다. 막 조립했을 때는 깨끗했다. 엔진오일 빼고, 역시 그 때 쓰고 남은 오래된 모빌 1 을 넣었다. 날을 풀어 끼였는 것들 청소하고, 휘발유 넣고, 뽁뽁이 눌러주고, 초크 올리고, 당긴다. 반응이 있다. 다시 힘차게 당긴다. 발동 걸린다. 초크 내리니 잘 돌아가는 예초기 엔진소리가 나온다. 그렇게 2~3 분 아이들링 하고 풀 깍으러 간다. 두시간 정도 풀_칡 제거. 칡줄기 잘 썰려 나간다. 칡의 싸아한 쓴..

Lee's Berry Farm 2022.06.13

Would AI dream in color?

인공지능은 컬러로 꿈을 꿀까? 전에 (영화 Blade Runner의 바탕인)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을 읽으며 "좀 쉽게 생각하자" 하며 만들었다. 사실 "컬러"는 의미없다. AI/안드로이드가 꿈을 꾸고 그가 그게 꿈이라는 것을 인지함은 무슨 뜻이지? 타자에 대한 공감(empathy)은 어떻게 생겨나지? 뭐가 요구되지? 우선, 그는 깨어있어야 (awake) 겠다. 무엇이 "깨어있다"는 말일까? 단순히 외부 자극에 대해 반응하면? 아니면 "이 세상/우주는 왜 있고 (이유가 있어야 하나?), 어떤 이치로 돌아가고 (우리가 이해하도록 있는 것은 아닐테고), 내 미래가 어떻게 그려지면 좋겠고 (나의 희망),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나의 계획과 의지)" 이런 정도를..

옥수수 키우기_6_6

어제 비가 쬐끔 왔다. 밭에 가보니 그래도 땅에 축축한 기는 있다. 땅속까지 스며들지는 않았다. 50mm 정도 쯤 와주면 좋겠는데. 물웅덩이 수위는 그나마 올라갔다. 비가 조금이라도 온 때문일까? 지난 목요일 동서네와 왔을 때 산 근사미로 칡 제거도 할 겸 왔는데, 잡초 제거를 하다보니 시간이 훌딱 갔다. 이 마른 때에도 잡초는 자란다. 어제 새로운 옥수수 싹을 10개 정도 새로 찾았다. 어떤 것은 잡초 틈바구니에서 자라고 있었다. 흠. 옥수수는 잡초들 간의 경쟁에서도 살 수 있나? 아마 그 잡초들도 전에 쳐준 것일 가능성이 많다. 싹이 튼지 채 2 주일이 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잘 자라라.

Lee's Berry Farm 2022.06.07

물 주기

나흘 전에 일차로 뿌린 옥수수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두번 째 뿌린 씨앗도 올라올 때가 되었다. 모두 400~500 개 파종했는데 정확히 어디에 했는 지 몰라 대충 부근에 물을 다 주다 보니 물 퍼다 나르는 것이 너무 힘들다. 싹을 찾아 그곳에만 물을 주기로 했다. 싹이 난 곳을 표시하려고 궁리하니 대나무꼬지가 딱 맞는 것 같다. 보통 오뎅꼬지로 쓰는 모양인데 끝이 뾰족한 것이 땅에 꽂기 좋을 것 같다. 다른 한 쪽에는 붉은 테입을 감아 잘 보이게 했다. 250개 정도 찾았다. 아직 싹이 나지 않은 것들도 있겠고 찾지 못한 것들도 있을 터. 그래도 이 상황에서 50% 이상 건진 것이 어딘가? 꼬부리고 싹을 찾느라 혼났다. 싹을 찾고, 표식 박고, 풀/칡 정리 좀 하고, 물 주는 데 꼬박 5시간이 걸렸다..

Lee's Berry Farm 2022.05.29

옥수수 파종

지난 목요일 5.19일, 어제 이틀에 걸쳐 옥수수 약 500 개를 심었다. 물에 8시간 불렸다 심었다. 심으면서 밭의 상황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딱딱하게 굳어 있는 곳이 많다. 크기 10cm 이하의 돌은 무수히 많고, 30cm 나 되어 파는 것도, 드는 것은 더 힘든 것들도 많다. 진짜 돌밭이다. 이런 곳에 옥수수를 심느라 퍽 힘들었다. 땅을 파 일단 물을 주고, 구멍 당 옥수수 2알씩 넣고, 흙을 덮고 다시 물주고... 이런 작업을 500번 했다. 물은 웅덩이에서 길어 조리로 주었다. 완전 인력에 의지한 육체 노동. 목요일에 옥수수 심기를 같이 한 와이프는 이런 가뭄 돌 밭에 제대로 싹을 틔울 것이 몇 개가 될지 회의적으로 본다. 나도 좀 그렇다. 예전에 어떻게 이곳에서 밭을 했지? 들깨, 고구마 ..

Lee's Berry Farm 2022.05.23

첫 씨 뿌리기

이틀 전에 씨뿌리기는 허탕이었다. 물웅덩이에 물이 고이지 않았다. 비닐을 씌울 때 떨어진 돌로 아마 비닐이 찢겨 샌 것 같다. 남은 비닐로 덧 씌우려니 한 쪽 너비가 부족하다. 부족한 대로 덧 씌우고 어떻게 되나 보기로 했다. 오늘 보니 물이 차 있다. 딱 이틀 전 덧 씌운 비닐의 높이 만큼 물이 찼다. 되는 구나... 물통으로 물을 날라 그제 산 조리로 땅을 적셔 위쪽에 클로버 씨앗을 뿌리고 갈퀴질을 했다. 흠뻑 물을 준다고 했건만 땅이 말라 별로 깊이있게 땅을 적시지 못한다. 이렇게는 진도가 요원하다... 웅덩이에 가까운 곳부터 옥수수를 심어야겠다.

Lee's Berry Farm 2022.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