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서 못 배우면 또 당한다

고향에서 남쪽으로 조금 가면 이천들어가기 전 넋고개가 있습니다. 임진왜란때 신립장군의 시신에서 넋이 나간 곳이라고 어른들이 말씀하셨죠. 전투는 대패했고, 결국 수많은 백성들이 죽었습니다.

몇 십년도 안되어 바로 고향 동네에서 조선병사 수만명이 청나라 군사 수백에게 완전 유린당한 일이 생겼습니다. 밟혀 죽은 사람들만 수천명이었다나. 그 유래도 모르고 우리는 화냥년이란 말을 썻습니다.

또 몇 백년도 안되어 일본에게 나라를 갖다 바쳤고요. 임진왜란 후 조선이 망했어야, 우리 민족, 나라, 세계 평화에도 좋았을 것입니다. 그 놈의 번드레한 입, 잘난 글, 멋진 폼, 시스템적 무능이 그리 만들었습니다. 이런 것들도 역사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에 영웅들이 있었죠. 그 분들의 이름을 교과서에 올리고, 자기들의 맡은 바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 또한 교과서에 올려야 합니다. 이제는 어떤 시스템, 조직, 모호한 책임 영역에서 숨을 수 없게끔, 기생충이 숨어 있을 수 없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기생충 식별법을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기생충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우리들을 갉아먹는지 교육해야 합니다.  

말도 잘 듣던 착한 학생들과, 사회가, 나라가, 사람으로 기대하는 그 이상을 내 준 세월호의 영웅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