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 3 - 10
저자는 34세 이전에 최소한 바하를 깊이 알고, 좋아했을 것이다. GEB의 첫 페이지를 넘기던 20년전 20대 후반 즈음에 나는 두쪽을 못 가 난관에 부딪혔다. 캐논(canon)과 푸그(fugue)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바하가 프리드리히 대왕을 만났을 때 애기가 나오는 4 페이지에서 였다. 나는 그 때 바하의 협주곡들과 독주들을 알았고, 아직 GEB에 나오는 음악헌정 (음악 선물), 인벤션 뭐 이런 것들은 아직 아니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제대로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책 읽기 어렵지.
프리드리히 대왕얘기는 전부터 조금 알고 있었다. 근대 독일 기틀을 만들었고, 전쟁을 잘 했고, 그리고 황당한 면도 있어 젊을 때 아버지 간섭이 싫어 친구와 도망을 치다 잡혀, 친구 목이 달아나는 것을 보아야 했다고. 왕세자는 못 죽이겠으니, 교육 한번 몹시 당했구나... 원초적이다.
프리드리히, 참 좋은 왕이었던 것 같다. 관심도 다양하고. GEB에 있기를 그가 학문을 사랑해서, 오일러 (정석에 나오는 오일러 공식 발명자), 볼테르 같은 거물들이 묵으면서 많은 업적을 낳게 했다고 한다. 왕 자신이 마음과 생각, 철학 이런 학문에 관심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지.
무엇보다 왕의 진짜 사랑은 음악이었다. 자신이 열렬한 플루트 연주자이었고, J.S 바하의 아들이고 왕의 악사였던 C.P.E 바하와 틈틈히 협연도 즐겼다고 한다.
그러니 왕은 원래 로맨티스트이었고 (왕세자 싫다고 도망가려 했으니), 좋은 관리자이었으며 비젼가이었고 (근대 독일 마련했고), 좋은 전략가이며 전사였고 (전쟁 잘 했고), 학문을 사랑했고 (오일러), 계몽 군주이었고 (볼테르, 개혁정치) , 그리고 음악을 사랑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이런 것 보면 왜 어떤 사람에게는 이런 좋은 자질을 한 데 모아 주었고, 게다가 출생의 비밀 (신분인가?) 까지 선물했나, 이것이 궁금하다. 어찌 생각하면 정말 좋은 사람은 이런 자질들이 원래 골고루 균형 잡혀 있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자질들이 서로 보완하고 협력해야 더 나은 전체를 만드니까... 왕이 지금 태어 났어도, 무엇을 하든지 잘 했을 것이다. Anyway, 독일은 이런 지도자가 있어서 참 행운이었다.
내 지도교수인 Arbib 박사님이, 체게바라 이 양반이 인공지능 전문저널인 Biological Cybernetics의 구독자이었다고 하신 적이 있다. 혁명과 인공지능/마음의 비밀을 추구하는 마음의 조합! 진짜로 그랬는지 확실치 않다.
음악헌정은 바하가 포츠담에 있던 프리드리히 대왕을 만나, 왕이 준 주제에 대해 대위법/contrapunt/counterpoint 기법에 따라 만든 카논, 소나타, 리체카 모음곡이고, 당시의 배경과 상황이 GEB에 잘 나온다. 바하가 왕에게 이 곡을 바치면서 쓴 편지가 매우 원초적이다. "지극히 겸손한 마음으로 폐하께 감히 청을 드리옵니다. 저의 하잖은 노력을 폐하의 은혜로운 자비로 받아주시옵고, 폐하의 위엄과 은혜로움으로 저에게 계속해서 자비를 베푸시옵소서" 바하가 프리드리히 대왕으로부터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 받기는 했는 지 찾아보려 했는데 소득이 없다.
RICERCAR (리체카). 리체카는 fugue의 옛날이름인데, 바하는 RICERCAR 알파벳을 이용해서 곡을 대왕에게 바칠때 "Regis Iussu Cantio Et Reliqua Canonica Arte Resoluta (At the King's command, the song and the remainder resolved with canonic art, 왕의 명을 받아, 캐논기법을 써 주제와 그 부속물을 만듬") 를 새겨 넣었다.
GEB에서 캐논과 푸그, 특히 10쪽의 An endlessly rising canon을 언급하는 것은 이 책의 주 개념 중 하나인 self reference 를 얘기하는데 필요한 감을 주려 하기 때문이다. GEB은 Musical Offering 의 "Canon circularis per Tonos" 선율이 순환하면서 음계가 계속 올라가는 캐논 구조를 비유해, self reference의 개념을 소개하려 한다. 이 캐논은, 뒤에 나오는 선율을 위해 앞에서 한 음계 낮은 선률이 미리 있었야 한다고 이해할 수 있고, 또는 한 구절을 부른 후 한 음계 높은 자기 자신을 다시 부른다고 말할 수도 있다. Self reference, 그러니까 "어떤 것을 이해/설명하기 위해서 그 자신을 또 이용/지칭 하는" 형태를. 비슷한 예로 수학에서 recursion이 있다. N! = N * (N-1)! 같이, 전체 "Canon circularis per Tonos"이 N! 이라면 이는 N을 연주하고, 다시 (N-1)!을 연주하라는 것이라 비유할 수 있다. 양파에 비유해도 좋은데, 전체 캐논 연주를 양파 벗기기에 비유하면 그 캐논을 연주하는 것은 첫 껍질을 벗기고, 다시 한 꺼풀 벗겨진 바로 그 양파자신을 다시 벗기는 형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음악헌정은 바하가 죽기 3년 전에 만들었다. 캐논과 푸그(푸가)에 대해서 웹에 정보가 넘친다. 웹은 정말 굉장하다.
저자는 34세 이전에 최소한 바하를 깊이 알고, 좋아했을 것이다. GEB의 첫 페이지를 넘기던 20년전 20대 후반 즈음에 나는 두쪽을 못 가 난관에 부딪혔다. 캐논(canon)과 푸그(fugue)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바하가 프리드리히 대왕을 만났을 때 애기가 나오는 4 페이지에서 였다. 나는 그 때 바하의 협주곡들과 독주들을 알았고, 아직 GEB에 나오는 음악헌정 (음악 선물), 인벤션 뭐 이런 것들은 아직 아니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제대로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책 읽기 어렵지.
프리드리히 대왕얘기는 전부터 조금 알고 있었다. 근대 독일 기틀을 만들었고, 전쟁을 잘 했고, 그리고 황당한 면도 있어 젊을 때 아버지 간섭이 싫어 친구와 도망을 치다 잡혀, 친구 목이 달아나는 것을 보아야 했다고. 왕세자는 못 죽이겠으니, 교육 한번 몹시 당했구나... 원초적이다.
프리드리히, 참 좋은 왕이었던 것 같다. 관심도 다양하고. GEB에 있기를 그가 학문을 사랑해서, 오일러 (정석에 나오는 오일러 공식 발명자), 볼테르 같은 거물들이 묵으면서 많은 업적을 낳게 했다고 한다. 왕 자신이 마음과 생각, 철학 이런 학문에 관심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지.
무엇보다 왕의 진짜 사랑은 음악이었다. 자신이 열렬한 플루트 연주자이었고, J.S 바하의 아들이고 왕의 악사였던 C.P.E 바하와 틈틈히 협연도 즐겼다고 한다.
그러니 왕은 원래 로맨티스트이었고 (왕세자 싫다고 도망가려 했으니), 좋은 관리자이었으며 비젼가이었고 (근대 독일 마련했고), 좋은 전략가이며 전사였고 (전쟁 잘 했고), 학문을 사랑했고 (오일러), 계몽 군주이었고 (볼테르, 개혁정치) , 그리고 음악을 사랑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이런 것 보면 왜 어떤 사람에게는 이런 좋은 자질을 한 데 모아 주었고, 게다가 출생의 비밀 (신분인가?) 까지 선물했나, 이것이 궁금하다. 어찌 생각하면 정말 좋은 사람은 이런 자질들이 원래 골고루 균형 잡혀 있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자질들이 서로 보완하고 협력해야 더 나은 전체를 만드니까... 왕이 지금 태어 났어도, 무엇을 하든지 잘 했을 것이다. Anyway, 독일은 이런 지도자가 있어서 참 행운이었다.
내 지도교수인 Arbib 박사님이, 체게바라 이 양반이 인공지능 전문저널인 Biological Cybernetics의 구독자이었다고 하신 적이 있다. 혁명과 인공지능/마음의 비밀을 추구하는 마음의 조합! 진짜로 그랬는지 확실치 않다.
음악헌정은 바하가 포츠담에 있던 프리드리히 대왕을 만나, 왕이 준 주제에 대해 대위법/contrapunt/counterpoint 기법에 따라 만든 카논, 소나타, 리체카 모음곡이고, 당시의 배경과 상황이 GEB에 잘 나온다. 바하가 왕에게 이 곡을 바치면서 쓴 편지가 매우 원초적이다. "지극히 겸손한 마음으로 폐하께 감히 청을 드리옵니다. 저의 하잖은 노력을 폐하의 은혜로운 자비로 받아주시옵고, 폐하의 위엄과 은혜로움으로 저에게 계속해서 자비를 베푸시옵소서" 바하가 프리드리히 대왕으로부터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 받기는 했는 지 찾아보려 했는데 소득이 없다.
RICERCAR (리체카). 리체카는 fugue의 옛날이름인데, 바하는 RICERCAR 알파벳을 이용해서 곡을 대왕에게 바칠때 "Regis Iussu Cantio Et Reliqua Canonica Arte Resoluta (At the King's command, the song and the remainder resolved with canonic art, 왕의 명을 받아, 캐논기법을 써 주제와 그 부속물을 만듬") 를 새겨 넣었다.
GEB에서 캐논과 푸그, 특히 10쪽의 An endlessly rising canon을 언급하는 것은 이 책의 주 개념 중 하나인 self reference 를 얘기하는데 필요한 감을 주려 하기 때문이다. GEB은 Musical Offering 의 "Canon circularis per Tonos" 선율이 순환하면서 음계가 계속 올라가는 캐논 구조를 비유해, self reference의 개념을 소개하려 한다. 이 캐논은, 뒤에 나오는 선율을 위해 앞에서 한 음계 낮은 선률이 미리 있었야 한다고 이해할 수 있고, 또는 한 구절을 부른 후 한 음계 높은 자기 자신을 다시 부른다고 말할 수도 있다. Self reference, 그러니까 "어떤 것을 이해/설명하기 위해서 그 자신을 또 이용/지칭 하는" 형태를. 비슷한 예로 수학에서 recursion이 있다. N! = N * (N-1)! 같이, 전체 "Canon circularis per Tonos"이 N! 이라면 이는 N을 연주하고, 다시 (N-1)!을 연주하라는 것이라 비유할 수 있다. 양파에 비유해도 좋은데, 전체 캐논 연주를 양파 벗기기에 비유하면 그 캐논을 연주하는 것은 첫 껍질을 벗기고, 다시 한 꺼풀 벗겨진 바로 그 양파자신을 다시 벗기는 형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음악헌정은 바하가 죽기 3년 전에 만들었다. 캐논과 푸그(푸가)에 대해서 웹에 정보가 넘친다. 웹은 정말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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