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nd Here

상해, 소주, 항주

이현봉 2007. 7. 1. 12:26
3박 4일로 중국 상해, 소주, 항주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다.  날씨 좋았고, 구경도 잘 한 좋은 여행이었다.  패키지 여행이 얼마나 편하고, 저렴한 지 앞으로 해외 여행을 한다면 이것으로 해야겠다.  대체, 어떻게 그런 가격으로 할 수 있는지...

이 쪽은 북경지방의 누런 것과 달리 파란 풍경이 마치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아니, 땅이 평평한 것은 무척 틀렸다.  소주에서 항주 가는 길이 약 3시간 되었는데 계속 평야였다.  소주에서 배를 타고 운하를 다녔는데 운하 곁의 중국 집들, 그리고 재래시장의 보통 중국사람 일상을 조금이나마 본 것이 제일 재미있었다.

과일 가게의 과일들이 부러웠다.  망고스틴이 맛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과일 가게에 자주 들렀다.  망고도 흔했는데, 처음 산 녀석은 정말 크긴 했지만 한개를 25 Yuan을 주고 샀다.  3000원이 넘는 것이었는데, 바가지 썻다.  나중에는 작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보통 보는 크기의 것을 3개에 5 Yuan 주고 사 먹었다.  그러니, 한개에 250원이 안되는 가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3000원이 넘는데...    수박, 복숭아, 자두 들도 많았다.  대충 우리나라 과일 값의 1/10 정도 인 것 같았다.  마지막 날에는 가이드가 남경로에서 1시간 자유시간을 주어 주변의 이곳 저곳을 돌아보았다.  먹을 거리 파는 상점들이 있어 들어가 보니 참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한 번씩 다 먹어 보고 싶었다.  내가 만약 중국 가서 산다면, 큰 이유 중 하나가 과일, 흥미로운 먹을 것 때문일 것 같다.  신기한 것이 예전 우리나라가 더 못 살 때에도 사과 박스를 들여놓고 살았는데, 왜 지금 사과 하나 사는데도 예전보다 눈치보아야 한다는 것일까?   지난 겨울엔, 딸기 하나에 500 꼴이라는 것을 알고 식구들이 3개씩 나누어 먹으면서 각기 1500원 해 치웠군 한 적이 있다.

관광여행을 왔으면 그냥 그곳의 문물이나 문화 음식을 그냥 느끼야 되는데, 직업이 그런 지라 버스 이동 중에 중국의 경제적 측면이 떠 올랐다.  중국 사람들, 우리나라 사람들과 같이 근면하고 열심히 산다.  머리도 우리와 비슷하다.  같이 간 일행중에 풋풋한 여자 대학생들이 있어 함께 발 마사지를 했다.  마사지 해 주는 얘들도 비슷한 또래였다.  게네들이 묻기를 우리 일행이 대학생이냐고?  눈에 부러움이 그득했다.  내가, 우리가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는데.   우리나라가 그들보다 조금 더 일찍 개방한 때문이겠지.  우리 바로 앞의 선배들 덕분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우리가 개개인이 능력별로만 따진다면 비슷한 중국사람들보다 그 만큼 더 낳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 태어나 다행이지.  앞으로 우리 뒤 세대는 어떨까?   중국 구경하면서 얘네들은 왜 이리 꼬질해 이런 생각만 하면 않되는데.   내가 보기엔 상해, 항주 이 쪽은 기본적으로 우리와 별 차이 없는 것 같다.  길에 BMW, 벤츠가 서울보다 많은 것 같고.  중국 전체가 이렇진 않겠지.  이렇게 실용적인 중국얘들이 어떻게 사회주의를 한다고 했을까?   모택동이 우리 은인이다!

우리나라에 돌아오니 FTA 반대데모 얘기가 나온다.  이런 생각도 든다.  3000원 하는 우리나라 사과를 사 주는 것이 분명 우리나라 농민과 상인들에게 좋다.  만약 우리나라에 수입된 중국 살구 10개를 3000원에 사 준다면 중국 농민에게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경제발전 초기에 외국이 우리나라의 싼 물품을 사 주었듯이, 중국 농민도 중국도, 그런 기회를 받아 지금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범위를 조금만 더 넓히면 다른 관점이 생긴다.  문제라면, 바로 옆에 붙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인구를 갖고, 돈 버는 것에는 우리 이상으로 욕심과 능력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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