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nd Here

be happy

이현봉 2007. 5. 5. 02:20
24년전 오늘 오후 6시 즈음 아버지를 모시고 돌아오던 양평길 한강 건너편 초록이 참 아름다왔다. 몽실 몽실 연두색 구름송이 같았다.

그날 아침 아버지 배웅을 하고도, 아버지 뒷 모습을 50미터 너머 갈 때까지 지켜보았다.  친구분들과 동창회 사전답사이니 즐거우시겠지...

전날 저녁 후 12시 정도까지 오랜시간 아버지와 여러 얘기를 했다.  아버지 미국 경험, 그리고 그 얼마동안 계속되던 주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지?  악과 대응하려면 우리도 괴물이 되야 하는지?  우리가 악이라면?  오랜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묻던 얘기를.  

일년 전 비슷한 시기에 근처 산으로 아버지와 아침 산책을 나갔었다.  연두로 탐스럽게 옷을 제법 입은 산아래를 보면서 아버지가 말하길 "오늘 죽기 좋은 날이다"  감이 왔다.  "우리 조상님들 돌아가신 겨울보다 낫죠" 하니 나를 보며 씩 웃으셨다. 

새 생명이 돋는 계절 친구분들과 함께 가셨으니 그래도 썩 좋으시죠.  그런데, 전날 얘기 아직 마치지 못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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