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nd Here

천안함, 우리 안의 폭력성, 비겁함

이현봉 2010. 4. 11. 00:10
천안함 침몰이 우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침몰 전 함장, 승무원, 배는 문제가 없고 침몰 당시의 행동도 칭찬할 만 하다.
사고가 아니라 공격에 따른 격침이라고 해도 잘못을 묻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잘 계산한 쪽의 선제 공격은 무지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들었다.  요즈음 같이 파괴력이
좋은 환경에서는 그래서 절대로 절대로, 선제공격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들었다. 
우리 쪽이 죽은 다음에 "설마 했어요" 하는 것이 답이 되지 않기에. 

일은 생겼고, 그리고 어떻게 대응했나.  군이 프로페셔날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왜 우리 군은 상상력이 부족한가?  그들의 일부는 우리 안전에 대해 편집광적이어야 하는데.
군 지휘관들은 외국 전쟁 영화의 전사자 대우를 보아야 한다.  이번 일로 최고의 희생을
한 사람은 실종자, 한주호준위와 그 가족들이다.  그들의 희생과 아픔은 그외의 사람들의 모든
것을 수천배로 곱한 것에 비교해 그 무게가 더 크다.  군은 실종자가족들이 방송을 통해 사랑하는 가족의
실종 소식을 접하기 전에 장교이상급이 직접 슬픈 소식을 전하고 모든 예우와 진심을 다해
보살폈어야한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했어도 최고사령관이기에 전혀 격이 깎이는 것이
아니다.  긴급회의를 끝내고 나서 전화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군은 합법적 폭력집단이다.  모든 폭력이 그렇듯이 폭력행사는 수행의지와 주먹크기가 관건이다.
폭력집단이기에 군은 폭력을 잘 이해해야 한다.  폭력이 수반하는 공포와 분노도 알아야 한다.  궁극적 폭력이
초래하는 생과사의 간단한 차이를 알기에 계산적이고, 합리적일수 밖에 없고, 그리고 무엇보다
"너 배짱있냐?" 폭력 행사 의지의 의미를 안다.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그 너머의 결과를 준비해야 한다.

폭력을 자제하면 폭력이 줄어드나?  이번에 행사하는 폭력이 더 큰 폭력을 차단할 수 있나? 
인류 내부에 다툼이 생긴이래 계속되는 물음이다.  So be it.  군인들은 퍽 운명론적이곤 한다. 
남과 북 모두.  남과 북 군인들은 텔레파시로 서로 통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뻔한 것을 갖고 그런다고.

지금은 정치, 경제, 외교적으로 그럴 상황이 아니기에 군사적인 가능성이 작다는 논지가 있다.  모르는 소리.
군과 같은 폭력집단에서 부하가 열받을 때 명령권자가 풀어주지 않으면 분노 좌절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군은 정치적이나 상식적 합리성을 반드시 따르는 것이 아님을.  지도자에 대한 pussy, 지지배
같은 경멸은 민주국가 지도자에게는 임기가 끝날 때 까지만 버티면 되지만, 독재국가 지도자에게는 어떨까?

천안함이 안드로메다성운 중심에서 3광년 떨어진 노란별의 4번째 혹성에서 온 외계인의 광자어뢰 공격으로
침몰했을 수 있다.  조사를 기다리자. 

삽질하는데, 멀쩡한 보도블럭 뜯고 또 까는데, 눈 먼 선심 사업에 예산 쓰지 말고 이제는 정말 보통의 사람으로
하지 못하는 희생을 국민과 나라을 위해 한 사람들에게 쓰는 것을 보고 싶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도 대단하지만
어떻게 한준위 같은 사람과 비교할 수 있나.  그들의 남은 가족이 평생 빈곤하지 않고 긍지를 갖고 사는 것을
보고 싶다.  우리나라에 이런 문화와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 우리 역사에 지도자 중 많은 사람이 그저 재주가 좋은
야바위꾼이었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우리 역사에 진정한 리더는 얼마나 있었을까?  우리나라에 엘리트는 있는 것인가?  권력자는 있지.  그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은 기생충이다.  우리 시스템을 그들의 기생활동에 필요한 숙주로 활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제 잇속을 차리는데 유용한 먹이던가 도구로 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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